외계의 신비 [X-FILES TERMINAL v3.14]

타비의 별 KIC 8462852: 별빛 22%가 사라진 10년의 미스터리와 다이슨 구 가설

타비의 별 KIC 8462852: 별빛 22%가 사라진 10년의 미스터리와 다이슨 구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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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의 22%가 사라진 사건

밤하늘의 수많은 별 가운데 하나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빛의 22%를 잃어버렸다. 지구만 한 행성이 별 앞을 가로질러도 우리가 관측하는 빛은 겨우 1% 남짓 줄어들 뿐이다. 그런데 이 별은 거의 4분의 1에 가까운 빛이 통째로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별에는 우주에서 가장 이상한 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발견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앞을 무엇이 가로막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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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백조자리 방향으로 약 1470광년 떨어진 KIC 8462852라는 항성이다. 태양보다 조금 크고 조금 더 뜨거운, 겉보기에는 평범한 별이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이 별의 빛은 사실 1470년 전에 출발한 것이다. 그만큼 아득히 먼 곳에서 벌어진 사건이, 지구의 천문학자들을 10년째 붙잡아 두고 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과 15만 개의 별

이 별의 이상함이 드러난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의 케플러 우주망원경 덕분이었다. 케플러는 2009년부터 하늘의 한 조각을 4년 동안 쉬지 않고 응시했다. 목적은 외계 행성 탐색이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아주 미세하게 어두워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 미세한 깜빡임을 잡아내기 위해 케플러는 무려 15만 개가 넘는 별을 동시에 감시했다.

문제는 이 방대한 자료였다. 컴퓨터 알고리즘은 규칙적이고 깔끔한 신호를 잘 걸러냈지만, 지나치게 이상하고 불규칙한 신호는 오히려 놓치기 쉬웠다. 바로 그 틈에서 타비의 별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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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과학자들의 눈

이 별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전문 천문학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플래닛 헌터스라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2011년부터 케플러가 쏟아낸 빛의 곡선을 한 장씩 눈으로 넘겨 보았다. 사람의 눈은 컴퓨터가 놓친 기이한 패턴을 직관적으로 알아챘다. 이 별에는 이상하다, 흥미롭다는 꼬리표가 끊임없이 달렸다.

2013년에는 별의 밝기가 무려 15% 넘게 곤두박질친 기록이 나타났다. 이는 어떤 행성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규모였다. 결국 2015년, 예일 대학교의 젊은 천문학자 타베사 보야지안이 이 모든 관측을 모아 한 편의 논문으로 정리했다. 논문의 비공식 제목은 빛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였다. 이 별은 그의 이름을 따 타비의 별이라 불리게 되었고, 논문 한 편이 전 세계 천문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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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가 없는 이상한 곡선

타비의 별을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든 것은 빛이 줄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빛이 줄어드는 방식이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는 빛이 규칙적으로, 아주 조금, 그리고 늘 같은 간격으로 어두워졌다 밝아진다. 마치 시계추처럼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타비의 별은 이 규칙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어떤 때는 며칠, 또 어떤 때는 일주일 넘게 빛이 불규칙하게 떨어졌다. 감소폭도 15%에서 22%까지 제각각이었다. 무엇보다 이 깜빡임에는 아무런 주기가 없었다. 마치 모양이 제멋대로인 거대한 무언가의 무리가 별 앞을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것 같았다. 알려진 어떤 행성으로도 이 곡선은 설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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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말해주는 예외성

타비의 별이 얼마나 예외적인 존재였는지는 숫자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케플러가 지켜본 15만 개의 별 가운데, 이런 방식의 빛 감소를 보인 별은 오직 이 하나뿐이었다. 가장 깊은 감소폭 22%는, 목성이 태양을 가릴 때의 20배가 넘는 규모다. 각각의 감소가 이어진 시간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여러 주에 달했다.

이 모든 숫자는 하나같이 기존의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천문학자들이 익숙하게 알던 물리 법칙의 틀 안에서는, 이 별의 행동을 설명할 마땅한 후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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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가설의 붕괴

천문학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당연히 거대한 행성이었다. 하지만 계산은 곧바로 벽에 부딪혔다. 목성 같은 거대 행성조차 태양 앞을 지날 때 빛을 겨우 1% 남짓 가린다. 22%를 가리려면 지구의 수천 배에 달하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는 크기의 물체가 필요했다.

게다가 행성이라면 빛이 줄어드는 그래프가 매끈한 대칭을 이뤄야 한다. 별 앞으로 들어올 때와 빠져나갈 때가 거울처럼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비의 별이 그린 곡선은 한쪽으로 길게 늘어지고 들쭉날쭉한, 완전히 비대칭인 형태였다. 이것은 단단하고 둥근 행성이 아니라, 형체가 불분명한 무언가의 무리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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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가설, 다이슨 구

평범한 설명이 모두 무너지자, 한 천문학자가 조심스럽게 금기의 가설을 꺼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의 제이슨 라이트였다. 그는 만약 고도로 발달한 외계 문명이 자기 별의 에너지를 통째로 거두어들이는 거대한 구조물을 지었다면, 바로 이런 빛의 가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그는 외계 문명은 언제나 마지막 선택지여야 한다고 신중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별은 그런 상상을 진지하게 만들 만큼 이상했다.

그가 말한 구조물의 이름은 다이슨 구다. 이는 1960년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제안한 개념으로, 충분히 발전한 문명이라면 자기 별을 거대한 집열판으로 에워싸 그 에너지를 전부 사용할 것이라는 상상이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확인되지 않은 가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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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망원경이 들은 것은 침묵

만약 타비의 별에 정말 그런 구조물이 있다면, 그것은 인공적인 라디오 신호를 내뿜고 있을지도 몰랐다.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이 일제히 이 별을 향했다. 지적 생명체를 찾는 세티 연구진은 앨런 전파망원경 배열을 이용해 몇 주에 걸쳐 이 별을 정밀하게 엿들었다.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완전한 침묵이었다. 인공적인 신호는 단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외계 구조물 가설은 이렇게 결정적인 증거를 얻지 못한 채, 여러 후보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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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내놓은 여러 가설

외계 구조물이 침묵하자, 과학자들은 자연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설명을 쏟아냈다. 첫 번째 후보는 산산이 부서진 혜성의 무리였다. 거대한 혜성 하나가 조각나면서 수백 개의 파편이 별 앞을 줄지어 지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후보는 별을 감싼 먼지 원반이었다. 아직 식지 않은 젊은 별 주변의 잔해가 빛을 가릴 수 있다는 가설이다. 심지어 별이 통째로 삼켜버린 행성의 잔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가설마다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혜성 무리라면 그만큼의 열 흔적이 적외선으로 관측되어야 했는데, 그 흔적이 충분히 발견되지 않았다. 하나의 설명을 세우면 다음 관측이 그것을 무너뜨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자연은 이 별 앞에서 자꾸만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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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밝혀낸 결정적 단서

돌파구는 뜻밖에도 시민들의 후원에서 시작되었다. 보야지안은 인터넷 모금을 통해 10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아, 이 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망원경 관측 시간을 사들였다. 별이 다시 어두워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결정적인 단서가 잡혔다. 연구진은 별이 어두워지는 순간을 여러 색깔의 빛으로 나누어 관측했다. 만약 단단한 외계 구조물이 별을 가렸다면, 모든 색의 빛이 똑같은 비율로 어두워져야 했다. 단단한 물체는 색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달랐다. 파란빛은 크게 가려졌지만 붉은빛은 훨씬 덜 가려졌다. 이것은 아주 고운 먼지 알갱이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현상이었다. 거대한 구조물이 아니라, 별을 감싼 먼지구름이 진짜 범인이라는 강력한 증거였다.

여전히 남은 미스터리

오늘날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먼지구름 가설을 가장 유력하게 본다. 그러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 먼지가 대체 어디서 왔는지, 왜 하필 이 별에서만 이런 규모의 현상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완전한 답이 없다. 부서진 행성의 잔해였을 수도 있고, 우리가 아직 상상하지 못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하나뿐이다. 우주는 지금도 우리가 아는 모든 상식의 바깥에서, 아직 설명되지 않는 빛을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 타비의 별은 외계 문명이라는 극적인 상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 어떻게 과학적 검증 앞에서 신중하게 물러섰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완결된 사례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별 앞에 무엇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밤하늘 어딘가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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